안녕하세요.
매년 여름이 되면 레슨실 분위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에어컨을 틀어도 금세 더워지고, 학생들은 땀을 닦아가며 피아노를 치거나 악보를 펼쳐 놓고 공부를 이어갑니다.
특히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방학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아침부터 나와 늦은 저녁까지 연습실에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옆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더운 날씨에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비슷한 시간 동안 연습하고 공부했는데도 방학이 끝날 무렵 결과는 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어떤 학생은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 있는 반면, 어떤 학생은 분명 열심히 했는데도 생각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연습량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성과가 좋은 학생들은 단순히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운 날씨에 체력과 집중력을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건 비단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자격증 시험, 공무원 시험,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여름만 되면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오늘은 제가 학생들을 지도하며 자주 보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무더운 여름에도 집중력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생활 습관 6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1. 실내 온도 설정: 뇌가 가장 쾌적함을 느끼는 24~26℃ 유지하기
매년 여름이면 레슨실에서 비슷한 장면을 자주 봅니다. 어떤 학생은 에어컨을 18도로 맞춰 놓고 담요를 덮은 채 공부하고, 어떤 학생은 찬바람이 싫다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환경에서는 집중력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적당히 시원한 환경을 만들어 몸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공부 효율이 훨씬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 왜 24~27℃일까? 인간의 뇌는 체온 조절에 많은 에너지(칼로리)를 소비합니다. 너무 추우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근육이 긴장하고, 너무 더우면 뇌의 혈류량이 떨어지며 졸음과 집중력 저하가 찾아옵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작업 기억력과 집중력이 최상일 때의 실내 온도는 24~27℃ 사이입니다.
- 실전 적용 팁: 연습실이나 공부방의 온도는 25~27℃ 정도를 유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흔히 25도 안팎을 적정 온도라고 이야기하지만, 사람마다 체감 온도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편안한 온도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저희 레슨실도 여름에는 하루 종일 학생들이 머무르기 때문에 에어컨을 27℃ 정도로 고정해 두는 편입니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온도라 장시간 연습해도 손이 굳거나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학생들도 오히려 이 정도가 가장 오래 집중하기 편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에어컨 바람이 얼굴이나 팔에 직접 닿지 않도록 풍향을 조절하고, 얇은 긴소매 겉옷을 하나 준비해 두면 냉방병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2. 에어컨 관리와 냉방병 예방: 근육과 목 관리가 생명입니다
특히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에어컨 바람은 단순한 '추위' 이상의 문제입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처럼 미세한 손가락 근육을 써야 하는 악기 연주자들은 근육이 경직되면 실기 동작에 차질이 생기고, 성악이나 관악기 전공자들은 건조한 찬 바람에 성대와 호흡기가 크게 손상될 수 있습니다.
- 직접적인 찬 바람 피하기 에어컨에서 나오는 차고 건조한 바람은 공기 중 수분을 빼앗아 가 목 안쪽의 점막을 건조하게 만듭니다. 점막이 마르면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져 여름 감기에 걸리기 쉽습니다.
- 실전 적용 팁:
- 연습 중간중간 얇은 가디건이나 스카프를 활용해 목과 관절 부위를 보호하세요.
- 1~2시간에 한 번씩은 반드시 5분간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어야 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오래 틀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이유 없는 두통과 졸음이 유발됩니다.
3. 물 마시는 습관: 뇌 세포에 수분을 공급하는 똑똑한 수분 섭취법
성적이 오르는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항상 물병이 놓여 있습니다. 반면 집중력이 금방 깨지는 학생들의 책상에는 얼음이 가득 찬 탄산음료나 단 음료가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수분 부족이 뇌에 미치는 영향 우리 뇌의 약 8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체내 수분이 단 1~2%만 부족해져도 인지 능력, 암기력, 주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더운 여름철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과 호흡을 통해 수분이 배출되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합니다.
- 효과적인 수분 섭취 규칙:
- 너무 차가운 얼음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더운 날에는 시원한 얼음물이 당기지만, 너무 차가운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속이 불편해지거나 몸이 순간적으로 긴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오래 연습하는 학생들을 보면 미지근한 물이나 실온의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학생들이 컨디션을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한 번에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목이 마르다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들이키기보다는, 15~20분 정도마다 한두 모금씩 천천히 마시는 편이 갈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저도 레슨을 하루 종일 하다 보면 물병을 항상 옆에 두고 수시로 마시는 편입니다. 학생들에게도 쉬는 시간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오자"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런 작은 습관 하나만으로도 오후 집중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4. 오래 앉아 있는 것 보다 쉬는 것을 잘 이용하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면 "오늘 8시간 연습했어요.", "10시간 공부했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노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것은,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것과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 실제로 실력이 꾸준히 늘었던 학생들은 무작정 몇 시간을 버티기보다, 집중할 때는 확실하게 집중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 제가 자주 추천하는 방법도 바로 25분~30분 정도 집중한 뒤 5분 정도 쉬는 방식입니다. 조금 더 익숙한 학생들은 50분 집중 후 10분 휴식 정도로 시간을 늘려도 괜찮습니다.
- 왜 스마트폰 휴식이 나쁠까? 휴식 시간에 휴대폰으로 숏폼 영상이나 SNS를 보면 뇌는 쉬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시냅스 자극'을 받게 됩니다. 휴식 후 다시 공부로 돌아왔을 때 뇌가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추천 루틴
- 25~30분 동안은 휴대폰을 멀리 두고 한 가지 연습이나 공부에만 집중하기
- 5분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하거나 물을 마시며 쉬기
- 다시 타이머를 맞추고 다음 집중 시간 시작하기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무심코 쇼츠나 릴스, 인스타그램을 봅니다. 잠깐 보는 것 같지만, 막상 다시 피아노 앞이나 책상 앞에 앉으면 집중이 잘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쉬는 시간은 뇌를 쉬게 하는 시간이지, 또 다른 자극을 주는 시간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창밖을 잠깐 바라보거나, 가볍게 스트레칭 하고 물 한 잔 마시는 정도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5분만 쉬어도 다음 30분의 집중력이 훨씬 오래 유지되는 학생들을 많이 봤습니다.
5. 졸리면 버티지 말고 20분 정도는 푹 쉬기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 2~3시쯤 유독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더위까지 겹치다 보니 책을 보고 있어도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피아노를 쳐도 집중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저는 시간이 된다면 15~20분 정도 짧게 눈을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낮잠만으로도 머리가 한결 맑아지고, 오전 내내 쌓였던 피로가 조금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자는 것만으로도 계속 잠이 몰려오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 20분 안팎으로만 쉬는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오래 자면 오히려 일어났을 때 더 멍하고 몸이 무거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 알람은 미리 맞춰 두고, 잠에서 깨면 바로 가볍게 몸을 움직여 보세요.
- 가능하다면 물 한 잔 마시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뒤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끔 학생들 중에는 커피를 마신 뒤 바로 15~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카페인은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작용하기 때문에, 잠깐 쉬고 일어났을 때 오히려 더 개운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 물론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오지 않는 분이라면 굳이 따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졸음을 참는 것보다, 짧게라도 제대로 쉬고 다시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잠깐 잘 때도 요령이 있습니다.
- 예전에는 저도 "졸려도 참고 계속해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을 오랫동안 지도하면서 오히려 잠깐이라도 쉬고 온 학생들이 오후 연습을 훨씬 집중해서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6. 카페인 스마트하게 활용하기: 맹목적인 에너지 드링크 남용 금지
입시철이 되면 책상 위에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항상 올려두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더위까지 겹치다 보니 피곤함을 이겨보려고 하루에도 여러 잔씩 마시는 경우도 종종 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카페인만으로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잠깐 정신이 드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피곤해지고, 결국 더 강한 카페인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커피를 무조건 마시지 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마시는 시간과 양을 조금만 신경 써 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카페인은 '언제' 마시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오전부터 오후 2시 정도 사이에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늦은 오후나 저녁에 마신 커피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더 피곤해지고, 결국 또 커피를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학생이라면 굳이 억지로 마실 필요도 없습니다. 졸릴 때는 물을 마시거나 잠깐 몸을 움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녹차나 페퍼민트차처럼 부담이 적은 음료를 마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카페인으로 버티는 공부가 아니라,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름방학 동안 좋은 결과를 냈던 학생들을 돌아보면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 학생보다, 잠을 잘 자고 생활 리듬을 꾸준히 유지했던 학생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여름방학은 누구에게나 가장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계절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을 오래 지도하면서 느낀 것은 오래 공부한 학생보다 꾸준히 자기 컨디션을 관리한 학생들이 끝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공부도 연습도 결국 몸이 버텨줘야 오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방법들은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들이 아닙니다.
-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환경 만들기
-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
- 30분 정도 집중하고 잠깐 쉬기
- 졸릴 때는 15~20분 정도 짧게 낮잠 자기
- 카페인은 적당한 시간에만 마시기
이런 작은 습관들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방학이 끝났을 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 줍니다.
무더운 여름이 아직 한동안 이어질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는 학생이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든, 무엇보다 건강을 가장 먼저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컨디션이 결국 좋은 집중력으로 이어지고, 그 집중력이 조금씩 실력의 차이를 만들어 준다고 저는 믿습니다.
다음에도 실제 레슨 현장에서 느낀 경험과 생활 속에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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