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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청음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음감 초보를 위해 전공자가 알려주는 가장 쉬운 첫걸음

by 키안's 2026. 7. 14.

청음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전공자가 알려주는 가장 쉬운 첫걸음

청음 기초 가이드

청음 기초반 수업 첫날, 학생들한테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음 이름 맞추려고 하지 마세요."

처음 이 말을 들으면 대부분 의아한 표정을 짓습니다.

"청음은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맞추는 거 아닌가요?"

"그걸 맞혀야 청음을 잘하는 거 아닌가요?"

 

실제로 처음 레슨을 시작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생각 때문에 청음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청음을 가르칠 때 음 이름부터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도, 레, 미를 알아야 청음이 되겠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음 이름부터 외우기 시작한 학생들은 생각보다 금방 지쳐 버렸습니다.

한 문제 틀릴 때마다

 

"저는 음감이 없는 것 같아요."

"청음은 역시 타고나야 하나 봐요."

 

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음 이름을 외우지 않고,

귀로 소리를 비교하는 연습부터 시작한 학생들은 훨씬 오래 버텼고, 실력도 더 빨리 늘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제 레슨 방식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청음이 뭔지부터 짚고 갈까요?

청음이 작곡과 시험과 대학 정규 과정 수업에 있는 과목이다보니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청음을 '음 이름을 맞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도 청음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소리와 소리 사이의 관계를 귀로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청음은 소리를 듣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에서 음 하나를 들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잘 안들리는 사람이 처음부터 "이게 파인가? 미인가?" 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머릿속은 금방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훨씬 쉽습니다.

"아까보다 조금 높은데?"

"이번에는 내려갔네."

"이 두 음은 생각보다 가까운 것 같은데?"

사실 이것이 청음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말을 배울 때도 처음부터 문법을 배우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의 말을 수없이 듣다가 자연스럽게 단어를 익히고, 그다음 문장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청음도 똑같습니다. 귀가 먼저 익숙해져야 합니다. 음 이름은 그다음입니다.

 

장3 , 단3 구분하는 법
처음에는 장3도와 단3도를 정확하게 구분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이 간격은 생각보다 가깝네.", "조금 더 벌어졌네." 정도만 느껴도 충분합니다.

 

왜 처음부터 음 이름 맞추려고 하면 망하는가

제가 가르치다 보면 청음을 포기하는 학생들의 패턴이 거의 똑같습니다.

처음부터 "도레미파솔라시도" 중에 뭔지 맞추려고 합니다 → 당연히 틀립니다 → "나는 귀가 없나봐" → 포기
 

근데 사실 그 단계는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절대음감이 아닌 이상 훈련 없이 음 이름을 맞추는 건 불가능합니다. 소리가 잘 구분되지 않는 사람에게 있어서 청음은 맞추는 게 아니라 비교하고 느끼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1단계: 한 음 듣기

첫 시간에는 정말 단순한 것만 합니다. 피아노에서 음 하나를 칩니다.

그리고 학생에게 묻습니다. "어땠어?"

처음에는 대부분 이렇게 대답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소리요."

저는 그럼 다시 묻습니다.

"높은 것 같았어?"

"낮은 것 같았어?"

"밝은 느낌이었나?"

"조금 긴장되는 소리였어?"

이렇게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학생들도 조금씩 소리를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신기하게도 며칠만 지나면

"선생님, 이번에는 아까보다 조금 높은 것 같아요."

"이번에는 더 어두운 느낌이에요."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순간이 청음이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만 느끼면 됩니다
  • 밝은 느낌인가, 어두운 느낌인가
  • 높은 소리인가, 낮은 소리인가
  • 소리가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가

이게 전부입니다. 귀가 소리에 집중하는 습관을 만드는 단계예요. 처음엔 이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2단계: 두 음 비교하기

한 음에 조금 익숙해졌다면 이제 두 음을 차례대로 들어봅니다.

여기서도 저는 학생들에게 음 이름은 묻지 않습니다. 대신 아주 간단한 질문만 합니다.

  • "두 번째 음이 더 높아졌어?"
  • "아래로 내려갔어?"
  • "아니면 같은 음?"

처음에는 "이게 도인가요, 레인가요?"부터 맞히려고 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은 절대음감을 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음감부터 키워야 해."

많은 분들이 청음을 처음 시작하면 절대음감처럼 모든 음의 이름을 바로 맞히려고 합니다.

하지만 절대음감은 일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형성되거나 아주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환경에서 길러지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성인이 되어 청음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혹은 음감 훈련을 처음으로 해보려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현실적인 출발점이 아닙니다.

반면 상대음감은 누구나 훈련을 통해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입니다.

기준이 되는 음 하나를 듣고,

'조금 올라갔네.'

'많이 내려갔네.'

'거의 비슷한데?'

이런 식으로 음과 음 사이의 관계를 귀로 느끼는 능력이 바로 상대음감입니다.

사실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길러주려고 하는 것도 이 감각입니다.

신기한 건 처음에는 거의 맞히지 못하던 학생들도 일주일 정도만 꾸준히 연습하면 성공률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즉, 어려운 감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재능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귀가 소리의 '절대적인 높이'를 외우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음과 음의 관계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청음을 배울 때 이 순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만 구별합니다
  • ⬆️ 올라갔다
  • ⬇️ 내려갔다
  • ➡️ 같다

생각보다 이게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수록 천천히 반복하면 됩니다. 틀려도 괜찮아요.

이 단계에서 틀리는 건 귀가 없는 게 아니라 아직 훈련이 안 된 거예요.

 

실제로 제가 예중입시를 위해 가르쳤던 초등학생 한 명은 처음에는 올라가는 음과 내려가는 음도 잘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첫 수업에서는 거의 절반 이상을 틀렸는데, 일주일 동안 하루 5분씩 두 음만 비교하는 연습을 시켰더니 다음 주에는 거의 대부분 맞히기 시작했습니다. 음 이름을 외운 것이 아니라 귀가 소리의 변화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3단계: 계단식으로 쌓기 (입문용)

그다음부터는 음 사이의 거리를 느끼는 연습을 합니다.

이때도 처음부터

"장3도입니다."

"완전5도입니다."

이런 말을 외우게 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생각보다 가까운데?"

"이번에는 꽤 많이 벌어졌네." 정도만 느끼면 충분합니다.

그 감각이 몸에 익은 뒤에

'이게 장3도입니다.'

'이게 완전5도입니다.' 라고 이름을 붙이면 훨씬 오래 기억됩니다.

간격 감각 키우기
  • 바로 옆 음 (반음, 온음) → "가깝게 붙어있네"
  • 조금 떨어진 음 (3도) → "약간 떨어져 있네"
  • 많이 떨어진 음 (5도 이상) → "많이 멀리 있네"

처음엔 이름 몰라도 됩니다. 나중에 그 거리감에 이름을 붙이는 거예요.

이 세 단계를 순서대로 밟으면 "나는 귀가 없어서 청음이 안 돼"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 강사 팁 귀가 없는 게 아니라 순서가 잘못된 거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순서대로만 하면 누구든 달라집니다.
단계 연습 방법 목표 주의사항
1단계 한 음 듣기
아무 음이나 하나 눌러서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집중
소리의 높낮이, 밝기, 잔향 느끼기 음 이름 맞추려 하지 말 것
2단계 두 음 비교하기
두 음을 연달아 듣고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 구별
올라감 / 내려감 / 같음 구별하기 틀려도 괜찮음, 반복이 핵심
3단계 간격 느끼기
두 음이 가까운지 먼지 거리감 파악
반음·온음·3도·5도 이상 구별하기 이름보다 거리감 먼저 익힐 것

 

이 학생도 처음에 음높이 구분도 어려워 했는데 이 기초 과정부터 시작해서 이만큼 성장!

청음, 결국 습관입니다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하나입니다.

청음을 못하는 사람보다 청음을 잘못 시작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음 이름을 맞히려고 하면 누구나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듣고, 비교하고, 거리감을 느끼는 순서대로 연습하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빠르게 실력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첫 수업에서 같은 말을 합니다.

"오늘은 음 이름 맞추려고 하지 마세요."

그 한마디가 청음을 오래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어요.
저도 처음부터 절대음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거든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기초 청음을 설명하다 보니, 결국 귀는 어려운 문제보다 가장 단순한 소리부터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청음은 특별한 재능보다 매일 5분씩 귀를 쓰는 습관이 훨씬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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