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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13

연주회장에서 나 홀로 박수치고 등골이 서늘해졌던 날: 클래식 박수 에티켓의 비밀 예술의전당에 처음 갔던 날 이야기입니다.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는데, 1악장 카덴차가 끝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홀을 채운 건 함성이 아니라 차가운 정적이었습니다. 지휘자가 반쯤 뒤를 돌아봤고, 주변 시선이 한꺼번에 꽂혔습니다. 얼굴이 달아올랐고 쥐구멍을 찾고 싶었습니다.물론 어린 날의 실수이지만 저 또한 이런 경험을 했으니, 처음 클래식 공연을 가는 분들이 이 부분에서 긴장하는 게 당연합니다. 왜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면 안 되는 건지, 그리고 이 규칙이 어디서 시작된 건지 정리해봤습니다.사실 옛날에는 연주 중간에 박수 치는 게 당연했습니다악장 사이 박수 금지가 아주 오래된 전통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모차르트가 .. 2026. 6. 15.
화성학 독학, 정말 가능할까? 작곡 전공자가 말하는 현실적인 한계 유튜브에서 멋진 비트를 만드는 프로듀서들을 보거나, 내가 좋아하는 곡의 코드를 분석해 보고 싶을 때 누구나 한 번쯤 품는 의문이 있습니다."화성학, 학원 안 다니고 책이랑 유튜브로 독학할 수 있을까?"음악을 제대로 하려면 왠지 화성학(Harmony)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할 것 같은데, 레슨을 받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고 학원은 문턱이 높아 보입니다. 결국 서점에 가서 가장 유명하다는 화성학 교재를 사거나 유튜브 추천 강의를 재생하며 의기양양하게 독학을 시작하곤 하죠.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초반 몇 주 안에 포기합니다.처음에는 재밌다가도 4성부 배치가 나오기 시작하면 갑자기 공부가 아니라 퍼즐 맞추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저 역시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수많은 입시생과 취미생을 지도해.. 2026. 6. 9.
예중·예고 없이 상위권 음대 입시는 불가능할까? 뒤늦게 시작한 일반고 입시생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 1. 고2 여름, 음악 입시를 뒤늦게 결심했을 때 마주한 차가운 시선"선생님, 저 지금부터 진짜 열심히 준비해서 상위권 음대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인문계 일반고등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제가 조심스럽게 음악 학원 선생님께 이 말을 꺼냈을 때 돌아온 반응은 따뜻한 격려보다는 우려 섞인 한숨이었습니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차근차근 짚어주셨습니다.음악 입시는 단순히 수능 공부처럼 막판에 밤을 새워 엉덩이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어릴 때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학생들과의 물리적인 시간 격차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공부를 피하기 위한 도피처로 음악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뒤늦게 음악에 깊이 몰입.. 2026. 6. 4.
초견은 재능일까? 악보를 처음 봐도 잘 치는 사람들의 특징 초견은 재능일까? 악보를 처음 봐도 잘 치는 사람들의 특징 피아노나 악기를 배우다 보면 신기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보는 악보인데도 거침없이 치고, 음악을 척척 읽어내는 사람들 말이에요. 당신도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건가?"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요.저도 많은 음악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이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초견(첫 악보를 읽고 치기)이 정말 순수한 재능일까요? 오늘은 초견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 능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초견 능력이란? 기초부터 알아보기초견은 단순히 음표를 읽는 것이 아닙니다. 악보 → 음정 인식 → 손가락 움직임 → 음향 출력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동시 진행되어야 하죠.음악.. 2026. 6. 3.
절대음감이 있으면 음악을 잘할까? 의외로 다른 문제도 있다 절대음감이 있으면 음악을 잘할까? 의외로 다른 문제도 있다 "우와, 너 절대음감이야? 진짜 부럽다. 음악 천재네!"음악을 전공하거나 취미로라도 음악을 깊게 판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절대음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중 매체에서 모차르트 같은 천재들을 묘사할 때 항상 '절대음감'을 치트키처럼 연출하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절대음감은 마치 음악적 성공을 보장하는 절대적인 초능력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절대음감이 있다고 해서 음악을 무조건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오히려 실제 음악 현장에서는 이 절대음감 때문에 골머리를 앓거나, 심지어 음악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편 입니다. 왜 그런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절대음감의 숨겨진 이면과 진짜 '음악을 잘하는.. 2026. 6. 2.
[MBTI와 클래식]쇼팽은 정말 INFP였을까? 성격 유형으로 분석하는 거장들의 명곡 우리는 흔히 처음 만난 사람과 어색함을 깨기 위해 "MBTI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곤 합니다. 성격 유형을 통해 상대방의 성향과 가치관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수백 년 전, 인류 역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 클래식 음악가들의 MBTI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이 질문이 좀 우스웠습니다. 음악을 공부하면서 화성학이나 대위법 같은 딱딱한 것들과 씨름하다 보면, 위대한 작곡가들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는 발상 자체가 불경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베토벤을 INTJ로 규정해버리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늦게까지 피아노 앞에 앉아 쇼팽의 녹턴을 연습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감정으로 이 음.. 2026.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