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1 연주회장에서 나 홀로 박수치고 등골이 서늘해졌던 날: 클래식 박수 에티켓의 비밀 예술의전당에 처음 갔던 날 이야기입니다.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는데, 1악장 카덴차가 끝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홀을 채운 건 함성이 아니라 차가운 정적이었습니다. 지휘자가 반쯤 뒤를 돌아봤고, 주변 시선이 한꺼번에 꽂혔습니다. 얼굴이 달아올랐고 쥐구멍을 찾고 싶었습니다.물론 어린 날의 실수이지만 저 또한 이런 경험을 했으니, 처음 클래식 공연을 가는 분들이 이 부분에서 긴장하는 게 당연합니다. 왜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면 안 되는 건지, 그리고 이 규칙이 어디서 시작된 건지 정리해봤습니다.사실 옛날에는 연주 중간에 박수 치는 게 당연했습니다악장 사이 박수 금지가 아주 오래된 전통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모차르트가 .. 2026. 6. 15. 전자피아노로 음대 입시 가능할까? 음대 입시 10년 레슨하며 본 현실 상담을 하다 보면 꽤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요즘 하이브리드 전자피아노가 어쿠스틱이랑 거의 똑같다던데, 집에서 헤드폰 끼고 연습하면 안 될까요?" 특히 기악과가 아닌 작곡과나 성악과 지망생 부모님들이 많이 물어보십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초반 악보 읽기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입시 직전 소리를 다듬는 단계에서는 전자피아노만으로 준비한 학생이 버티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10년 넘게 레슨실을 운영하면서 목격한 현실입니다.작곡과라서 괜찮을 거라 믿었던 현우 이야기몇 년 전 작곡과 지망생 현우(가명)를 지도했습니다. 고2 겨울방학에 입시를 시작한 늦깎이였는데, 작곡과도 베토벤 소나타나 바흐 평균율 수준의 피아노 실기를 병행해야 합니다.아파트 층간소음 민원이 심했던 현우네는 밤에 연습.. 2026. 6. 14. "피아노 연습실 구하기, 직접 알아본 후기 (학교/사설/방음부스 비교)" 피아노 연습실,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연습실 문제로 고민하다가 이것저것 알아본 걸 정리해봅니다.음악 전공이거나 악기 취미가 어느 정도 진지해지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작 가장 힘든 건 연습 자체가 아니라 "어디서 연습하지"라는 문제였습니다. 약음 페달을 밟고 조심스럽게 건반을 누르다가 인터폰 소리에 심장이 쿵 내려앉은 경험, 한 번쯔음은 있으실 거예요. 좋은 선생님 만나고 좋은 악기 구하는 것보다, 사실 이 공간 문제가 더 절박하게 다가올 때가 많더라고요.계란판 붙이면 방음 끝? 절대 아닙니다처음엔 저도 "벽에 그 노란 계란판 스펀지 붙이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인테리어 가게나 인터넷에서 흔히 파는 그 흡음 스펀지요. 근데 알고 보니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기였습니다.. 2026. 6. 13. 영화관에서 클래식 전공자가 혼자 눈을 질끈 감는 순간: 스크린 속 악기 연주 '옥에 티' 영화 보다가 혼자 멈칫한 적 있습니다. 화면엔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울려 퍼지고 주인공이 바이올린을 켜는데, 들리는 소리는 고음역대인데 왼손은 1포지션에 그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옆에 앉은 친구는 감동받아 훌쩍이고 있었고요. 저는 혼자 속으로 "저 포지션에서 저 소리가 나올 리가 없는데"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클래식 전공하고 나면 생기는 직업병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가짜 연주를 본능적으로 잡아낸다는 겁니다. 일반 관객한테는 눈물샘 자극하는 명장면인데, 전공자한테는 순식간에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 됩니다. 억울하게도 이게 의식적으로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눈에 들어옵니다. 작곡을 전공하고 피아노를 부전공으로 배우다 보니 특히 피아노 장면에서 이 직업병이 제일 심하게 발동됩니다.오늘은 영화 속에서 자주.. 2026. 6. 11. 화성학 독학, 정말 가능할까? 작곡 전공자가 말하는 현실적인 한계 유튜브에서 멋진 비트를 만드는 프로듀서들을 보거나, 내가 좋아하는 곡의 코드를 분석해 보고 싶을 때 누구나 한 번쯤 품는 의문이 있습니다."화성학, 학원 안 다니고 책이랑 유튜브로 독학할 수 있을까?"음악을 제대로 하려면 왠지 화성학(Harmony)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할 것 같은데, 레슨을 받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고 학원은 문턱이 높아 보입니다. 결국 서점에 가서 가장 유명하다는 화성학 교재를 사거나 유튜브 추천 강의를 재생하며 의기양양하게 독학을 시작하곤 하죠.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초반 몇 주 안에 포기합니다.처음에는 재밌다가도 4성부 배치가 나오기 시작하면 갑자기 공부가 아니라 퍼즐 맞추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저 역시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수많은 입시생과 취미생을 지도해.. 2026. 6. 9. 같은 곡인데 왜 악보 가격이 3만 원일까? 전공자가 결국 유료 악보를 사는 이유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IMSLP에 무료 악보도 있는데 굳이 3~5만 원짜리 악보를 사야 하나?"저도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실제로 입시 시절에는 IMSLP에서 악보를 출력해서 제본해 쓰는 경우가 많았고, 솔직히 악보는 음만 맞으면 다 똑같은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대학에 들어가고 레슨을 받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같은 베토벤 소나타인데도 어떤 악보는 슬러가 다르고, 어떤 악보는 페달 표시가 다르고, 심지어 악상기호가 서로 다른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처음에는 "뭐가 맞는 거지?" 싶었습니다. 그러다 헨레(Henle) 원전판과 일반 무료 PDF 악보를 직접 비교해 보고 나서야 왜 전공자들이 비싼 악보를 사는지 이해하게 됐습니다.생각보다.. 2026. 6. 8. 이전 1 2 3 4 5 6 다음